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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역사탐방(57)

한양대의 화려한 부활

10년만에 "돌아온 장고" 한양대

1980년 11월 초 왕십리 뚝방 경기장. 제 21회 대학 미식축구 결승에서 강호 성균관과 항상 약체라고 여겨지던 한양대가 만났다. 일방적으로 쉽게 무너질 것 같았던 한양대가 이날은 달랐다. 의외로 강력하게 받아치고 들어온다. 8-0으로 앞서던 성균관은 후반에 한양의 강력한 반격에 동점을 허용하였다. 이 후에도 두 팀은 일진일퇴를 거듭했지만 더 이상의 점수를 얻지 못했다. 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들자 양팀은 터프해지기 시작했다. 극기야 난투극이 벌어졌지만 경기는 가까스로 종료되었다. 8-8 무승부
연장전은 없었다.
두팀 공동 우승으로 결정되었다.
성균관은 공동우승이 아쉬웠고 한양대는 10년만에 되찾은 우승 트로피가 반가웠다.

이 대회에서 한양대는 운도 따랐다.
성균관 연세대 한양대 3개 대학이 참가한 80년 추계는 토너멘트로 치루어졌다.
예선에서 연세대를 물리치고 올라온 성균관과 부전승으로 결승에 직행한 한양이 결승에서 만난 것이다.
그리고 한번 무승부로 공동 우승트로피를 차지하였다.

준결승전
성균관(승)-연세대(패)/ 한양대(부전승)

결승전
한양대 8 - 8 성균관/공동우승

한양대 부활의 주인공들 1980년 여름 훈련 중에서

한양대 행운이 아닌 화려한 부활의 시작

왕십리 뚝방운동장은 한강고수 부지다. 지금은 개발이 되어 사라진지 오래다.
1980년은 민주화의 봄으로 모든 대학이 시끄러웠고, 5공 정부 초기라 학교운동장은 사용이 쉽지가 않아 궁여지책으로 빌린 곳이 한강 뚝방구장이다.

맨땅에 축구 골대 2개만 덩그러니 있고 운동장 밖은 잡초밭이었다.
동네 조기축구 동호인들이 사용하는 운동장이었다.
그래도 이곳에서 일구어낸 한양대의 공동우승은 행운만은 아니었다. 실력도 있었다.
한양대는 자신을 잘 몰랐던 것 뿐이다
공동 우승이지만 자신감이 생긴 한양대는 그 순간 부터 화려한 부활의 시작이 되었다.

이후 한양대는 그해 겨울 81년 동계에서 3위, 81년 추계 우승, 82년 동계 우승 82년 춘계 우승, 83년 동계 우승 등 화려한 전적을 남긴다.

한양대 22회 추계 우승 기사 1981년 11. 28일 한국일보

총알 RB 나창일, QB 윤문현과 WR 한창수의 콤비
아직도 회자되는 "총알"이라고 불리우던 전설적인 러닝백 "나창일" 그리고 "QB 윤문현"과 환상의 콤비 TE 장사언, WR김종민과 한창수" 등의 맹활략이 눈부시던 시절이었다.
고교시절 육상 선수였던 나창일은 리드불록에 묻어 나오다가 밖으로 튀어나가는 속도가 총알 같아 붙여진 별명이다.
한양대가 러시만 좋았던 것도 아니다.
패스가 있어서 팀이 더 폭발적이었다.
QB 윤문현과 한창수는 언제라도 한방으로 터치다운 패스가 가능하였다.

나창일의 화려한 연속독주 장면/제22회 추계 부산대와 경기 한국일보 1981년 11월27일

2년생 주장 장사언의 주축으로 팀의 재건에 나서

62년에 창단된 한양대는 60년대 초반에는 고려대와 각축을 이루었고, 60년대 후반에는 서울대 고려대와 3팀이 자웅을 겨루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70년 춘계에서 서울대 성균관대 경희대를 격파하고 3승으로 이룬 우승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한양대는 79-80학번을 중심으로 다시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당시 2학년(79학번)으로 주장을 맡있던 장사언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고 주원복 선생님을 모시고 79-80 학번(1-2학년) 위주로 부산 송정국민학교로 하계훈련을 갔었지요. 주선생님으로 부터 한차원 높은 미식축구를 배웠고, 또한 막강한 체력과 탄탄한 팀워크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작전 능력을 습득하였지요. 한마디로 80년 여름 훈련은 한양대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계기가 되었지요"
"하나 더 고마운 것은 팀의 고학년 선배들이 1-2학년을 이해를 해주고 밀어준 것입니다."

바로 팀 캐미스트리가 좋았다는 것이다.
한양대는 그해 가을 추계에서 성대와 공동우승 그리고 81년 1월 부산 동계에서 3위를 이룬 것은 아직 경기 경험이 미숙한 결과였고,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한 숨고르기였다.
훌륭한 지도자와 주장의 리더쉽 그리고 좋은 선수들의 만남은 이렇게 멋진 결실을 맺었다.
당시 우리나라 미식축구 풍토에서는 "선배가 아닌 낮설은 외부의 지도자인 주선생님"을 모시게 된 것은 힘든 결정이었고 행운이었다고 주장 장사언은 말한다. 그리고 이를 밀어주신 "정영하OB 박영립OB 조복영OB"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에 돌아가신 "고 주원복" 선생님이 새삼 그리워진다.

7-80년대 한국 미식축구를 이끌어 주신 "고 주원복" 선생님

인용 자료
1. 한양대 미식축구 50년

2. 서울대학교 미식축구 66년사

3. 족보 31/고려대학교 미식축구 31년사/집필 책임자 김상엽
4. 자료 제공: 장사언/한양대 OB, 김윤정/서울대 OB
5. 한국일보 1981년 11월 27일, 한국일보 1981년 11월 28일 보도기사

역사편집: 경북대학교 미식축구 감독 한길 박경규

아래 사진: 서울대와 1981년 춘계 초청경기